[인터뷰] Peter Holbrook 세계사회적기업월드포럼 운영위원장을 만나다

“BE SOCIAL, BUY SOCIAL”

사회적기업월드포럼 2014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현장에서 Peter Holbrook 사회적기업월드포럼 세계운영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영국 사회적기업협회 회장이기도 한 Peter Holbrook 위원장은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젊은 한국 청년에게 뜻깊은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Q. 사회적기업월드포럼2014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어요. 한국의 첫인상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A. 지난 10월 13일에 입국했는데, 서울이 참 다이내믹한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5년 영국에서 박원순 시장을 만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이었는데 그 이후부터 한국과이 인연이 깊어진 것 같습니다. 그때 저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었지요. 그 후로 많은 한국의 사회적기업가들이 저희를 만나러 오셨습니다.

Q. 함께일하는재단과는 어떻게 함께 일하게 되셨나요?

A. 2011년 남아공 요한버그 사회적기업월드포럼에서 함께일하는재단 이사님들을 만났고, 그 다음 대회인 2012년 브라질 리우 대회에서 한국에 사회적기업월드포럼을 개최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저희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한국 개최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Q. 혹시 입으신 것이나 가지고 계신 소지품 중에 사회적기업 제품이 있으신가요?

A. 물론입니다. 지금 차고 있는 커프스는 소방차 호스로 만든 것입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지갑도 소방차 호스로 만들었고, 내부는 폐낙하산으로 만들었습니다. 이것들은 앨비스 앤 크리스라는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건데요. 대부분 실업자나 정신지체장애인을 고용해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곳은 럭셔리 상품들도 만드는데요. 카메론 디아즈가 오스카 시상식에 들고 갔던 핸드백도 여기 제품입니다. 제가 입고 있는 속옷도 사회적기업 제품인데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웃음). 팬츠포퍼벌티 즉, 빈곤층을 위한 속옷이라는 이름의 사회적기업입니다.

Q. Peter Holbrook 위원장님이 생각하는 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인가요?

A. 사회적기업 역시 비즈니스입니다. 좋은 물건을 팔고 돈을 벌지요. 하지만 목적이 다릅니다. 일반 기업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사고팔지만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위해 물건을 팔지요. 좋은 일에 쓰려고 판매를 하는 거고 고용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것입니다. 지속가능한 환경과 경제발전도 사회적기업을 통해 이뤄질 수 있습니다.

Q. 영국의 사회적기업 중 좋은 곳을 소개해 주세요.

A. 한국에도 아름다운 가게와 아름다운 커피 등 훌륭한 사회적기업이 있듯이 영국에도 20만 개 정도의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에너지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곳도 있으며, 런던 중심가에서 버스를 운영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어떤 기업은 초콜릿을 팔아서 무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하지요. 예로는 Eden 프로젝트, 빅이슈잡지, 카페 다이렉트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은 공동체의 필요, 환경적 요구를 만족시키면서 기타 다른 사업체들처럼 이윤을 추구합니다. 특히 빅이슈의 경우는 단순 기부가 아니라 노숙자들이 잡지를 직접 판매하게 함으로써 자립을 돕고 있습니다. 핸드업은 단순히 어려운 사람에게 기부를 하는 것을 말하고, 핸드아웃은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빅이슈는 자신의 노력으로 물건을 팔기 때문에 단순 기부보다 노숙자들의 자립심과 자존감을 높여주는 시스템인 것이지요. 즉,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5곳 중 1곳은 사회적기업

Q. 현재 영국의 사회적 기업 현황이 약 7만개, 총 생산 약 185억 파운드, 고용자 수 200만 명은 정도라고 들었습니다. 프랑스 등 다른 유럽 국가의 사회적기업 현황도 알고 계신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영국에서는 사회적기업은 일반 사업체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유럽은 이러한 트렌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EU는 차후 7년간 초점을 맞출 7가지 중 한가지로 사회적기업의 성장을 지정하기도 했지요. 현재 영국은 5개의 기업이 생기면 그 중 하나는 사회적기업일 정도로 사회적기업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사회적기업이 차지하는 포지션 정도가 각기 다릅니다. 국가의 크기가 작을수록 사회적기업이 더 많아지는 형태입니다. 유럽은 지난 5~6년간 경제 침체기를 겪어왔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커버를 해주지 못하는 사회 서비스 등을 사회적기업이 커버해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단지 정부의 역할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사회적기업이 성장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사회문제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그것이 이제 남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Q.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경제가 고용창출 효과도 상당하다고 알고 있다. 예컨대 프랑스 사회적경제는 2008~2009년 사이에 2.9% 성장했고, 6 만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었다는 영국 가디언 보도를 봤습니다. 사회적기업이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A. 영국은 70% 이상의 사회적기업들이 고용창출을 주요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의 양질의 일자리와 직업 훈련이 중요한 이슈이지요. 사회적기업은 국내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할을 하면서 특히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가령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기계들이 사람의 노동력을 대처할 수 있지만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슈퍼마켓에서는 사람을 고용해 직접 계산을 합니다. 이렇게 단순한 일자리로 고용을 늘리는 것도 있고, 중국의 캔유파운데이션의 경우 소프트웨어 회사인데 고용자의 98%가 장애인입니다. 이들은 낮은 수준의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하이테크놀리지에서도 사회적기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캔유파운데이션은 3,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큰 회사이기도 하고요.

Q. 영국에서도 사회적기업 인증제도가 있나요? 

A. 영국은 2001년에 정부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되면 배지를 주지요. 물론 기업의 책무성에 대해서는 200년 전부터 있었지만요(웃음). 2001년 이후 사회적기업에 대해 빠르게 알리고 있습니다. 인증을 받는다고 해서 한국처럼 경제적 혜택은 없습니다. 다만 사회적기업에서 생산한 물품이라면 소비자들이 더 믿고 신뢰하고 선호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지요.

Q. 혹시 사회적기업의 비효율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A. 그건 난센스입니다. 아이스버그가 녹아내리고 있는데 우리가 돈을 벌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사회적기업은 그 이윤을 재투자하기 때문에 그것이 지속가능성의 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용창출에만 집중하기보다 지속가능한 사회에 관심을

Q. 한국에서는 경력단절 여성이나 시니어들의 고용이 큰 문제입니다. 그런 곳을 위한 사회적기업이 있나요?

A. 위민라이크어스라는 사회적기업이 있어요. 아이를 돌봐야 하는 여성들은 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그들에게 맞는 직업을 찾아주는 에이전시 같은 곳이지요. 파트타임부터 정규직까지 맞춤형으로 찾아주고 취업교육도 함께 해주고 있습니다.

Q. 아주 인상적이네요. 한국에는 아직 그런 사회적기업이 없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국의 사회적기업의 전망과 젊은 사회적기업가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국은 LCD도 만들고 휴대폰도 만들면서 세계적인 경제적인 리더가 되고 있습니다. 근데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고용창출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니어 문제, 쓰레기 처리 문제, 보육문제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한국의 젊은 사회적기업가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세상의 모든 이슈들이 당신들이 하는 일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업, 환경, 동물, 복지 등 모든 것을 비즈니스로 바꿀 수 있고, 비즈니스를 통해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E SOCIAL, BUY SOCIAL입니다(웃음)